용감한 개혁

출마선언문 / 2011년 6월 19일
국회의원 유승민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 저는 정치인생을 걸고 당대표에 도전합니다.

경제학자였던 제가 IMF 위기를 겪고 11년전 정치에 뛰어든 초심(初心)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꿈이었습니다.
노숙자와 실업자가 쏟아지는 현실에 제 가슴속 울분을 못참고
이 분들의 행복을 제 손으로 꼭 만들어보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 마음 속의 한나라당은 어떻습니까?
국민은 한나라당을 미워하고 싫어합니다.
우리는 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국민의 삶이 무너지는데 우리는 국민의 통증을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진실하지 못해 국민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전리품 인사, 부정부패, 4대강… 우리는 정말 오만했습니다.

2004년 탄핵 때보다 지금이 더 심각한 당의 위기입니다.
그 때는 대선자금과 탄핵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고
야당을 살려달라는 호소가 국민의 마음을 조금은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무한책임을 진 여당으로서
국정 전반의 실패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보수가 무엇입니까?

부자들은 돈이 많아 주체를 못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내버려두는 것이 과연 보수입니까?
재벌대기업은 수십조원 이익을 보는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죽어가는 것을 내버려두는 것이 과연 보수입니까?

4대강에는 22조원이나 쏟아부으면서,
밥을 굶는 결식아동,
수천만원 빚에 인생을 저당 잡힌 대학생,
월 백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살아가는 비정규직,
쪽방에 인간 이하의 삶을 살면서도 기초생활보호도 못받는 할머니 할아버지,
이 분들을 위해서는 “예산이 없다”라고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내뱉는 것이 과연 보수입니까?

제가 꿈꾸는 보수는 그런 보수가 아닙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평등하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고 희생하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헌법 34조의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보수입니다.

2007년 경선 패배후 친박이라는 이유로 저는 입을 닫고 침묵했습니다.
제 젊음이 남아 있는 한, 제 열정이 식지 않는 한,
당과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참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행동하겠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한나라당, 제가 꿈꾸는 보수에
등을 돌린 민심을 되찾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나서겠습니다.

야당 7년에 비주류 4년, 지난 11년간 저의 정치역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단 한번도 제 자신의 영달을 위해 변절하지 않았습니다.
원칙과 소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신의와 용기의 정치를 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이제 저의 정치인생을 걸고 용감한 개혁에 나서겠습니다.
용감한 개혁으로 당과 나라를 구하고 보수를 구하겠습니다.

국민을 대했던 잘못된 자세부터 바꾸겠습니다.
공정을 말하면서 공정하지 못하게
대기업과 가진 자의 편을 들고, 끼리끼리 나눠먹는 자세를 고치겠습니다.
책임을 말하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염치없는 자세를 고치겠습니다.
희생을 말하면서 기득권을 놓지 않았던 자세를 고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용감한 개혁은 당의 노선과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IMF 위기후 10년을 집권한 민주당도, 4년을 집권한 한나라당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두 실패했습니다.
수천억을 버는 재벌과 백만원이 없어서 자살하는 사람들,
이 양극을 그대로 두고는 공동체를 유지할 수도, 국민통합을 이룰 수도 없습니다.
그런 약육강식의 자본주의는 한나라당의 갈 길이 아닙니다.

한나라당은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고통 받는 국민에게 둬야 합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택시운전사, 맞벌이 부부,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장애인, 신용불량자…
이런 어려운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해야 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진보를 흉내내자, 좌파 포퓰리즘으로 표를 얻자는 차원이 아닙니다.
어려운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우리 보수가 진정 변하지 않으면
5년후, 10년후에도 한나라당은, 보수는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야당 시절 국민기초연금을 추진했던 개혁적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용감한 개혁을 시작해야 합니다.

제가 당대표가 되면 노선과 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를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세를 중단하겠습니다.
국가재정을 위해서도, 복지에 쓸 돈을 위해서도, 감세는 중단해야 합니다.
종부세를 폐지했을 때 몇 만원 세금을 못내고 독촉장에 시달리던 분이
“너희들이 말하던 감세가 이런 거냐?”라고 물었을 때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날로 그 분의 마음은 한나라당을 떠나버렸습니다.

토목경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해, 국민을 위해 돈을 쓰겠습니다.
4대강 22조원, 절실하지 않은 SOC 예산을 과감하게 줄여서
이 돈을 복지, 교육, 보육, 등록금, 청년실업, 비정규직 등 사람을 위해 쓰겠습니다.

자식들이 나 몰라라 하는데도 자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생활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두고 어찌 복지를 논하겠습니까?
이 분들을 위해 이 돈을 쓰겠습니다.
4인 가족의 소득이 144만원을 조금만 넘어도 국가의 도움이라곤 한 푼도 못받는 차상위계층을 위해 이 돈을 쓰겠습니다.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영세사업장의 근로자들에게 사회보험의 우산을 받쳐 드리기 위해 이 돈을 쓰겠습니다.
장애아동과 그 식구들에게 더 큰 도움을 드리는 데 이 돈을 쓰겠습니다.

우리 아이들 밥을 제대로 먹이는 데 이 돈을 쓰겠습니다.
야당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은 정책목표가 옳기 때문에 과감하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무상급식을 말하기 전에 학기 중에는 아침 저녁을 굶고 방학 때는 점심마저 굶어야 하는 결식아동의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겠습니다.
70%를 고집하지 않고 지자체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무상보육도 과감하게 받겠습니다.
보육료 지원 뿐 아니라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공보육을 대폭 확대하는 데 이 돈을 쓰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정책들은 책임 있는 정당답게 나라살림의 우선순위를 잘 살펴서
실현가능한 단계적 계획을 마련해서 국민 앞에 약속하겠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한나라당이 되겠습니다.
비정규직의 수부터 줄이겠습니다.
정부와 공기업부터 비정규직을 의무적으로 줄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지원을 하겠습니다.
2년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규제는 일관되게 유지하겠습니다.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내도급 근로자들을 차별금지의 대상에 넣겠습니다.
모든 비정규직에 대해서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차별에 대한 징벌적 배상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차별을 고발하면 일자리를 잃는다는 두려움에 떠는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대표신청시정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대기업에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현황을 공개할 것을 의무화하여
강력한 사회적 압박을 가하겠습니다.

청년실업은 가족의 불행이자 우리 사회 전체의 불행입니다.
젊은이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적극 고통을 분담해야 합니다.
대기업도 말로만 사회적 기여를 떠들 게 아니라 청년에게 하나라도 일자리를
더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사회적 기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공기업과 대기업에게 한국형 로제타 플랜(Rosetta Plan)인
청년의무고용할당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이들이 의무비율을 못 지킬 경우 부담금을 내도록 해서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의 임금보조에 쓰겠습니다.

등록금 문제는 혈세를 투입하기 전에 거품을 빼서 등록금을 낮춰야 합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오면 당은 곧바로 대학개혁에 착수하겠습니다.
대학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법정전입금도 반드시 지키도록 만들겠습니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상한제를 더 엄격하게 바꾸고
부실한 대학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겠습니다.
개혁으로 거품을 빼면서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국가장학제도를 확대하겠습니다.
학자금 대출의 이자부담을 절반 이하로 낮추기 위한 예산지원도 늘리겠습니다.
취업준비의 부익부 빈익빈을 시정하기 위해
저소득층 자녀의 취업준비계좌제를 도입하겠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중소기업들이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하청단가와 불공정계약의 문제부터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대형마트와 SSM 규제도 더 강화해서 동네 골목상인들의 생존권을 지키겠습니다.

국민에게 물가 고통만 준 저금리 고환율 정책을 바꾸겠습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에 적극 대응하는 정책을 내놓겠습니다.

지역균형발전을 한나라당이 추구해야 할 새로운 가치로 정립하겠습니다.
세종시, 혁신도시, 동남권 신공항 등의 문제에서
저는 일관되게 지역균형발전의 가치를 행동으로 지켰습니다.

민생은 진취적으로 나아가되 국가안보는 정통보수답게 지키겠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국가안보의 위기 앞에 저는 결연히 나섰습니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국군통수권자에 대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해병대 연평부대의 김진권 일병은 적의 포탄에 맞아 위, 쓸개, 십이지장, 하대정맥이 모두 파열되고 오른쪽 발이 크게 다쳐 아직도 어려운 수술을 받고 있습니다.
김진권 일병은 우리 모두의 아들입니다.
우리 국민과 국군의 생명을 지키고 나라를 위해 싸운 용사들을
잊지 않고 끝까지 보답하는 한나라당이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용감한 개혁으로 당을 바꾸겠습니다.
당의 변화는 사람의 변화입니다.
내년 총선도, 대선도 모두 사람입니다.

당대표가 되면 친이 친박 가리지 않고 오로지 깨끗하고 유능한 분들과 함께 일하겠습니다.
친박이 제일 많은 대구에서 저는 지난 1년간 시당위원장을 맡아
“친이 친박 따지지 않겠다”는 처음 약속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친이 친박 갈등은 2007년 8월 20일 이명박 후보께서 당선 직후 박근혜 후보를
화끈하게 껴안아 주셨다면 4년전 그 때 이미 해결됐을 문제입니다.
오바마가 힐러리에게 했던 것처럼 감동적인 승복과 감동적인 포용 말입니다.
이제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경선을 치렀던 저에게
친이 친박 갈등을 해결할 의무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의 외연을 넓히겠습니다.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분들, 당이 새롭게 추구하는 가치와 정책에 공감하는 분들을 적극 영입해서 함께 일하겠습니다.
내년 총선의 공천은 국민이 원하는 참신하고 깨끗하고 전문성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영입해야 합니다.
상향식 공천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기득권을 지키는 수단으로 변질된다면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점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상향식 공천이 도입되더라도 새로운 인재 영입의 보완책을 반드시 마련하겠습니다.

야당 시절의 엄격한 원칙과 기준,
혹독했던 천막당사 시절의 각오를 되살리겠습니다.
부패와 비리에 대해서는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더라도
성역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습니다.

청와대와 정부에 끌려다니는 당이 아니라
용감한 개혁으로 국정을 이끌어 가는 당을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누가 당대표가 되어야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변할 거라고
국민이 느끼고 인정해 주겠습니까?
누가 당대표가 되어야 과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겠습니까?
저는 한다면 하는 사람입니다.
저의 진정성으로, 저의 용기와 소신으로, 한나라당의 새 희망을 열겠습니다.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하게 바꾸겠습니다.
믿고 맡겨 주십시오. 감사합니다.